한국의 여행 흐름을 바꾸고 있는 주인공은 단연 MZ세대입니다.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이들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감각적이며, 독창적인 경험을 중시합니다. 이들의 여행 방식은 기존의 ‘정해진 코스’가 아닌, 자신만의 감성과 취향을 반영한 ‘커스터마이즈 여행’에 가깝습니다. MZ세대는 대형 관광지보다 숨은 명소, 즉 ‘힙플레이스’를 선호합니다. 오래된 공장을 개조한 카페, 지역 예술가가 운영하는 갤러리, 문화가 살아 있는 골목길 등이 이들의 관심을 끕니다. 이처럼 감성과 디자인, 스토리가 담긴 공간은 단순한 방문을 넘어서 하나의 콘텐츠로 소비됩니다. 또한 이들은 체험형 여행을 선호합니다.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직접 만들고, 느끼고, 공유하는 활동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도자기 만들기, 김치 담그기, 한지 공예 체험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러한 체험은 사진이나 영상을 SNS에 공유할 수 있어, ‘추억+콘텐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습니다. 숙소 선택에도 변화가 있습니다. 호텔보다 ‘에어비앤비’, ‘스테이폴리오’ 같은 감각적이고 독립적인 숙소를 선호하며, ‘일상의 연장’처럼 자연스럽고 편안한 공간을 추구합니다. MZ세대의 이러한 여행 스타일은 한국 관광산업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SNS가 바꾸는 여행 정보 소비 방식
과거에는 여행 정보의 대부분을 블로그나 여행사 사이트에서 얻었다면, 요즘은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등 SNS가 주요 정보원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인스타그램의 ‘핫플레이스 해시태그’, 유튜브 브이로그, 틱톡의 짧은 영상 콘텐츠는 빠르게 정보를 소비하고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SNS의 알고리즘이 여행 트렌드를 선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카페나 음식점이 인스타그램에서 급속도로 확산되면, 곧바로 사람들이 몰리면서 새로운 관광 명소가 탄생하기도 합니다. SNS에 올라온 ‘포토존’이 하나의 여행 코스가 되는 현상도 그 예입니다. 또한 SNS는 실시간성과 상호작용성이 뛰어나 여행자 간 정보 교환이 활발합니다. 리뷰나 댓글을 통해 장소의 실시간 상황, 혼잡도, 친절도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를 토대로 자신의 일정을 유동적으로 조절하는 것도 일반적입니다. 이런 점에서 SNS는 단순한 홍보 수단이 아니라, 여행 계획의 핵심 도구가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인플루언서 추천 여행지’나 ‘SNS 인증 인기 명소’가 여행 선택에 강한 영향을 미치며, 콘텐츠 기반 여행 설계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여행 플랫폼들도 SNS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네이버, 카카오맵 등에서도 SNS 기반 리뷰나 사진을 주요 정보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로컬 중심의 여행 콘텐츠가 뜬다
대도시 중심의 여행에서 벗어나, 지역 고유의 문화와 생활을 체험하려는 수요도 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촌스러운 시골 여행’이 아니라, 지역 주민과의 소통, 고유의 전통 문화 체험, 슬로우 트래블을 추구하는 방식입니다. 대표적으로 전라남도 담양의 대나무 마을, 강원도 평창의 목장 체험, 경상북도 안동의 한옥 스테이 등은 지역성과 전통성을 동시에 갖춘 여행지로 MZ세대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습니다. 이러한 여행은 ‘지속가능성’과 ‘윤리적 소비’의 측면에서도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로컬 콘텐츠의 핵심은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닌, 지역민과 함께하는 경험입니다. 지역 농산물로 요리하는 쿠킹클래스, 전통시장 체험, 지역 축제 참여 등은 단기 여행자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특히 한국의 로컬 여행은 계절감이 뚜렷해, 봄꽃 축제, 여름 해양 체험, 가을 단풍 산책, 겨울 눈꽃 명소 등 계절별 콘텐츠도 풍부합니다. 또한, 로컬 중심 여행은 환경 보호 측면에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과밀화된 관광지의 환경 문제를 피하면서도,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대안적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지자체에서도 로컬 트래블을 적극 장려하며, 관련 프로그램과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한국 여행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여행자들에게도 더 깊이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국 여행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MZ세대의 취향과 SNS 기반의 정보 소비, 로컬 중심의 콘텐츠가 있습니다. 더 이상 단순한 명소 방문이 아닌, 감성과 체험, 공유가 어우러지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한국을 찾는 여행자라면 이 트렌드를 이해하고 반영해 더욱 특별한 여정을 계획해보시길 바랍니다.